감자칩

쌓아두고 살면 거지꼴을 면치 못한다

호무리 2023. 11. 2. 04:44





방가와요.
불성실함의 대명사입니다.


제목은 제가 좋아하는 옛날 슬로건인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면치 못한다”를 응용했습니다.



2010년 즈음 당시 제법 인기를 끌었던 아오이 유우한테 관심이 무척 많았는데요. 배우를 좋아하게 되면 당근 필모그래피 격파를 해야죠.



그래서 그때 봤던 것이

출처: IMDb


백만엔걸 스즈코입니다.


줄거리는 대충 자신을 감추고 싶은 여자가 백만엔이 모이면 아예 생면부지의 장소로 이동해서 다시 백만엔이 모일때까지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인데요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건 스즈코가 이사할 때 28~30인치 캐리어 딱 하나만 들고 훌훌 떠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게 너무 쿨해보였음
(+ 배우의 다른 작품인 양과자점 코안도르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보여주긴 하는데 여기는 그게 그닥 중요한것도 아니고 임팩트도 덜함)


이때부터 가벼운 삶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는데 10년이 넘게 지나서야 슬슬 시도해볼 수도 있겠다 싶어졌습니다


원래 물건을 잘 버리는 성격도 아니거니와 생각보다 선별해서 버리는게 꽤? 어렵습니다?

버릴 때는 곤마리 철학을 좀 생각하는데 곤도 마리에가 약간 사짜냄새 나서 싫어하긴 해도 그사람이 근본적으로 틀린 말을 하진 않음

버릴 때 제일 어려운게 어쩐지 쓸 것 같은데
>> 뇌내망상으로 치부하려고 노력함


게다가 전 기본적으로 잘 치우고 사는 사람이 아니란 말이죠
특히 책상 위는 걍 24/7 재난상태임. 살면서 책상 위를 깨끗이 치워두고 살아본 적이 없음.


그래서 요즘에는 청소를 취미삼아 더 자주 하고 있고요
굳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1층 복도에 내놓아서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게 합니다


옷도 좀 팔고 싶은데 생각보다 중고거래가 잘 되지도 않고 너무 귀찮음; ebay Kleinanzeige를 보통 사용하는데 솔직히 잘 안팔려요…. (당근마켓이 존나 짱이라는걸 깨달음)
+) 상태 좋은 책이나 전자제품이면 rebuy라는 중고매입 사이트 쓰면 좋음

중고옷 거래 앱으로 Vinted나 depop이 있긴 한데
Vinted >> 음……….. 클라인안짜이게랑 뭐가 다르지
depop >> 너무 fancy해보여서 못올리겟음 ㅋㅋㅠ 패션 인플루언서만 쓸것 같은 느낌




최근에는 특정 한가지의 용도를 위한 특수상품들이 여기저기 넘쳐나고 그것들이 마치 시간낭비를 줄여주는 마법처럼 광고되지만 물건을 집에 계속 들여두고 살게 되면 청소하고 정리하는데에 시간과 공간을 낭비하게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
.



아무튼 관련해서 좋은 책 있으면 추천해주세염

저번주에는 1일 1쓰레기 1제로 (캐서린 켈로그 지음, 박여진 옮김) 라는 책을 읽었는데 사지 않고 쓰레기를 적게 생산하는 엄청나게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는 실용서였음

읽고 나서 다 쓴 치약을 긁어모아 욕실을 청소해봤는데 굉장히 뿌듯하고 기뻤읍니다

그동안 칼크전용? 욕실전용 칼크제거하는 스프레이 세제를 따로 썼는데 이게 냄새가 너무 비위상해서 청소하기도 싫었음
치약으로 청소하니까 세정력은 비슷한데 냄새는 훨씬 청량함!!!! 대만족


아무튼 저는 요즘 나름대로 짐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그런 근황
이번 겨울에는 그동안 백업으로 들여둔 기초 화장품도 열심히 써야할 것이고요
잔뜩 쌓아둔 한국에서 온 인스턴트 식품들 열심히 먹어야할 것이고요
배달음식 덜 먹고 냉장고에 음식(특히 빵) 쌓아두지 않아야 할것이고요
뜨개질도 가열차게 해서 입고 쓸 수 있는 무언가로 열심히 만들어야겠습니다

서랍장에 누워있는 실들을 대충 세어봤는데 5.5키로쯤 되더라구요??? 진짜 미친련이 따로 없습니다….
매일 반성하고 있지만 양말실은
항상





…….

진짜 반성하는거 맞ㄱ아요……








반성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