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26 세관(Zollamt)에 다녀왔다
한국에서 온 택배가 세관에 걸렸다는 연락을 ㅋㅋ 지난주에 받았는데 계속 시간이 나지 않아 이제서야 다녀왔다.
여기서 가려면 1시간이나 걸리는데 + 월~수는 세시 반까지만 운영하기 때문에...
지난 주 금요일에 부모님께서 택배가 잘 도착했냐고 연락을 하셨는데 아무것도 전달받은게 없어서 어리둥절 하다가 찾아보니 세관에 가있었다.
주말이 지나고 나니 바로 우편물이 왔다.

이 편지와 신분증을 가지고 직접 세관에 방문하여 택배를 함께 확인하고 찾아가라는 내용이었던 듯...
또한 택배에 들은 물건들에 대한 영수증이나 구매내역 등을 가져가서 세관 측에서 관세 여부를 따지는 듯 했다.
만약 직접 갈 수 없다면 28.50유로를 지불하고 세관 측에서 직접 보내주는 서비스도 해주긴 하는데 너무 비싸기 때문에 직접 가기로 결정했다.
우편에 어떤 품목이 문제인지 알려줄 줄 알았는데 그런게 아무것도 없이 그냥 뭐뭐 지참해서 오라는 식으로만 적혀있어서 일단 택배에 들은 모든 것의 영수증을 출력해갔다. 무조건 출력해야했음
Forst라는 작은 지역에 위치한 세관이었기 때문에 여기서 기차를 타고 갔다가 돌아왔다.
찾아보니 버스로도 접근할 수 있는 모양이다.

매 시 7분마다 기차가 있었다... 시간 맞춰서 타고 다녀옴.
기차역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탈 수 있었는데 워낙 자그만 지역이다 보니 봉고차같은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폴란드 국경과 매우 인접한 지역인 듯 했다. 곳곳에 있는 이정표에 Grenze(국경)로 가는 방향이 표시되어 있었다.

850같은 경우는 내가 있는 지역까지 오는 것 같았는데 861을 타고 이동했다.
850이든 861이든 내려서 세관까지 걷는 건 똑같겠지...
버스로 이동할 때에는 참 아기자기하게 예쁜 동네구나 했지만 세관 근처에 내리는 순간 인도도 없고 도로 옆에 풀밭으로 걸어서 이동해야 했다.
부모님께서 택배가 약 8.3kg 였다고 말씀해주셔서 미리 빈 캐리어를 들고 갔었다.
세관에 도착하니 나이가 많이 드신 직원께서 계셔서 또 짧은 독일어로 겨우 소통하며 택배를 찾았다.
엄청나게 친절한 직원까진 아니었어도 적당히 융통성이 있으신 분이었다.
엄마가 먹을거리 택배를 보냈다고 말하자, 어디 사는지 물어보고, 어느 학교 학생이냐고 물어보신 후 학생증 유무를 물으셨지만 아직 학생증이 없고 여기 새로 왔다고 대답하자 오케이 하고 영수증 확인하신 후 총액을 계산해달라고 했다.
식품을 포함하여 약 94유로 정도가 나오니까 여권도 확인 안하시고 그냥 택배 확인하러 이동했다.
택배를 확인할 때에도 하나하나 트집잡진 않았음 다 먹을거냐고 한 번 물어봤다.
내 택배에 어떤 문제가 있었냐고 물어보자
일단 세관에서 알 수 없는 품목이 들어있으면 주소 근처 지역의 세관으로 옮겨서 수취인과 함께 확인한다는 식으로 대답을 해주셨다. 내 독일어가 그렇게 유창하진 않아서 정확한 대답은 아닐 수 있다... 아무튼 이렇게 이해함
돌아오는 길에는 버스 정류장을 찾을 수가 없어서 헤매고 있으니까 근처에서 공사하시던 분이 와서 도와주시려고 했는데 마침 버스가 도착했다.
팍팍한 세상에 말도 안 통하지만 도와주시려고 하는 분이 계신다는게 고마웠다...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하고 돌아옴
세관 갔다오는데에 한 3~4시간 가량 소요되고 나니 완전 진이 빠졌다.

완전 한국인의 택배 그자체.
영양제를 제외하고는 다 라면밖에 없었기에 너무 슬펐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지
다음에 택배 올 때는 세관 가기 싫은데 언젠가 또 갈 것 같은 느낌이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