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29 여행을 왔다
잠시나마 기숙사를 벗어나서 여행을 왔다.
하루종일 밥은 안먹고 커피만 주구장창 마셨더니 새벽 1시가 되도록 잠이 오지 않아서 일기나 쓰기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나 모르겠지만 식사는 고프지 않았고 계속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었다.
아침 일찍 베를린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고 왔는데 아무 생각없이 도착해서 그제서야 허둥지둥 교통권을 찾아보느라 한참 시간을 낭비했다.
기차가 숲을 지날 때마다 데이터가 터지지 않아서 정말 한숨만 나왔음... 산 정상에서도 핸드폰이 터지는 나라에서 살다가 오니 느린 속도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종일 쓸 수 있는 교통권을 결제해서 7.70유로 소비.(나중에 잃어버려서 1회권을 또 사야했다)
다음날 일찍 공항으로 이동해야 했기에 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았더니 시가지에서 너무나 멀어져버렸지만 숙소가 무척 깨끗해서 만족했다.
베를린은 처음 방문하기에 잘 몰라서 모 여행 상품에 나와있던 관광지를 적당히 내 입맛대로 골라 다녔다.
포츠담 광장에도 갔는데 공사 중이라 역이나 구경해야했다.
라임(Lime) 이라는 앱에서 전동 킥보드를 빌려 신나게 타고 다녔는데 문제는 내가 이곳의 교통 룰을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자전거 도로가 없을 때는 눈치껏 다른 자전거를 따라 다녔는데 중간에 인도 구석에서 자전거 도로로 빠지던 중 어떤 할아버지가 진짜 세게 밀쳐서 크게 넘어질 뻔 했다; 내 입장에서는 속도를 늦췄고 잘 빠질 수 있었지만 할아버지가 아무래도 위협을 느낀 듯 했는데 글케 세게 밀치면 달리던 내가 어디 부러지지 않았을까 싶었음... 밀쳐질 때는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누구 죽이려고 이러나 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그냥 긴장하면서 차도 구석에서 달렸더니 체력 소모가 엄청났다. 서서 달린다는게 생각보다 체력을 많이 요구하더라.
그동안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못 마셨던 한을 풀려고 괜찮은 카페 두어 군데를 가서 커피를 마셨는데 식욕보다 커피를 마시고 싶은 욕구가 엄청났다... 독일에 오기 전까지는 매일 물처럼 커피를 마시다가 2주동안 커피를 딱 끊으니까 정말 힘들었다. (그렇지만 이 더운 날씨에 펄펄 끓는 커피를 마시기는 싫었다)
도착하자마자 스타벅스에서 콜드브루를 그란데 사이즈로 순식간에 해치웠지만 또 바로 Balzac Coffee로 와서 1.2잔 마셨다. 첫 잔은 엎질러서 한 두모금밖에 못마셨길래 나가면서 결국 또 사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2.40유로)
여기에 앉아있는데 바로 앞에 통일정이라는 정자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서울 한복판인줄...
한국 문화원에서 세운 것이라고 한다. 가까이 가면 안내책자도 있고 비둘기도 많다
이때부터 한 두~세시간 정도 전동 킥보드를 탔더니 에너지 부족+체력고갈로 완전 곤죽이 됐다. 날씨도 더워서 땀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흘렸음
가장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았던 체크포인트 찰리.
무슨 관련 전시회도 하는 것 같았는데 크게 흥미가 일지 않아 지나쳤다.
베를린 장벽.(통곡의 벽이었나?)
도착할 때 쯔음에는 몸이 너무 힘들어서 흥미를 모조리 잃었다... 재미도 건강하고 활기차야 찾을 수 있었다.
물 사는 것을 하루종일 깜빡하고 다녀서 여기서 또 카페에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못 마셨던 커피 한을 풀어야 한다는 마음 뿐이었음
Distrikt Coffee 라는 곳이었고 개인적인 취향에는 잘 맞지 않았지만 쉬기에는 좋았다. Balzac에서도 그랬지만 양이 너무 적어서 아쉬웠음.
숙소에 와서도 여기서 판매하는 2유로짜리 샌드위치만 대충 먹고 누워있다. 지하철 역에서 카프리썬을 사마시긴 했는데 탈수나 어지럼증으로 쓰러지기 싫어서 아무 맛이나 샀더니 진짜 맛이 없었다.(멀티 비타민 맛...)
혼자 여행할 때마다 항상 식사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데 오늘은 좀 과하게 무심했던 것 같다. 몸이 힘들어하는게 크게 느껴지고 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새로운 경험이었다. 체력적으로는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즐긴 것 같다!